거래 1: 한산한 기차역으로 들어서자 닫힌 매표대 근처에 있던 꽁지 머리의 젊은 여인이 월터에게 손을 흔듭니다. 월터는 여인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잰걸음으로 다가가 말을 겁니다. “저마노타 양, 고맙소. 보채서 미안하지만, 내가 부탁했던 고서들은 구해 온거요?” 저마노타가 허리춤에 둘러 맨 토트백에서 커다란 가죽 장정의 책 두 권을 꺼내서 월터에게 건넵니다. “그럼요, 어르신. 오른 도서관에서는 꽤나 고생할걸요? 이 책 맞죠? 가면 쓴사교하고 크…” 월터가 잽싸게 말을 가로챕니다. “그래, 정말 고생했소. 그럼 늦기 전에 탑시다.”
월터와 함께 승강장으로 향하는 사이, 저마노타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소개가 늦었네요. 신시아 저마노타라고 해요. 신디라고 불러주세요. 저는 월터 어르신을 도와서 유물 수집과 전시회 큐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지요.” 월터가 끼어듭니다. “저마노타 양, 잡담은 기차에 타고 나서 하면 안되겠나?” 월터는 샐쭉해하는 신디를 아랑곳하지 않고 승강장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역 내부와는 달리 승강장에는 아컴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도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매그로, 앳킨슨, 라마르… 등 낯익은 얼굴도 보였으나, 대부분은 사회 지도층이나 부호였습니다. 신디가 말합니다. “아컴에 정차하는 열차도 오늘이 마지막이라네요. 하필이면 에식스 카운티 노선이 며칠 전에 유지보수에 들어간지라, 보스턴-메인 간선 표 값이 하늘을 찌를만큼 비쌌어요. 별 수 있나요, 인원 수 맞춰서 표를 구하느라 힘 좀 썼죠. 얼른 타자고요.”
일행은 특실 객차에 올라 별도의 칸막이 객실 칸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모두가 들어오자 월터가 문을 닫고는 신디에게서 받았던 고서 한 권을 무릎에 올려놓습니다. “힘든 밤이었다는 것은 알지만, 잠시 이야기를 좀 합세. 답을 구하지 못한다면, 지난 밤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월터가 고서를 펼치며 말합니다. “나는 명목상 미스캐토닉 대학에서 전시회를 열겠다고 찾아왔지만, 사실 아컴에 온 목적은 이 고서때문일세. 대학 측에는 미안한 일이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책이 필요했지. 기어드는 혼돈, 이른 바 니알라토텝에 대해 알아내야 했기 때문이네.”
**주인공 조사자가 마지막으로 승리한 캠페인이 꿈을 먹는 자 A(몽환의 추적)였을 경우에만 이 항목을 읽습니다: 사실 꿈결과 같은 기억 속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흐릿하기만 하지만, 당신은 자신조차도 쉽사리 믿기 힘든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몽환의 땅이라는 지구의 꿈이 구체화된 영역에서 니알라토텝이라는 존재를 저지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월터가 답합니다. “그래, 니알라토텝을 마주해봤다는 말이군. 그렇다면, 그가 얼마나 모략에 능한지도 알 테지. 그대는 운 좋게도 니알라토텝을 몽환의 땅에서 추방했겠지만, 그건 그 세상의 이야길세. 오히려 그 일로 인해 니알라토텝은 현실 세계를 더 집요하게 노리고 있을 테지.”
월터가 말을 잇습니다. “니알라토텝에게는 천 가지 가면을 지닌 신이라는 별명이 있네. 그는 자신의 본 모습을 지구상에 강림시키기는 힘드나, 수많은 화신의 모습으로 인간의 사이를 거닐어 왔지. 물론 그가 전수한 지식으로 인해서 인류의 문명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이 사실이나, 그건 그저 니알라토텝에게 인간이 수확할 곡식에 불과했기 때문일세. 실은 반세기 전, 1878년에 북미에 있던 교단 지파를 중심으로 니알라토텝을 소환하기 위한 의식이 벌어졌다고 하네. 하지만 일종의 비밀결사가 세계 각지에 있는 교단 점조직을 약화시킴에 따라 의식은 실패로 돌아갔다지. 지금 이 고서가 바로 그 비밀결사에서 집필한 것일세. 후대에 다시금 니알라토텝을 강림시키려는 자들이 일어설 것임을 예측한 것이고.” 월터가 고서를 펼칩니다.
“일설에 따르면, 의식이 불발된 그 날에 니알라토텝의 계획이 완전히 수포로 돌아간 건 아닐지도 모른다고 하지. 그날 개기일식의 중심점이었던 로키산맥 일대에 있던 추종자들은 실로 니알라토텝의 권능을 맞이하게 되었고, 그들은 신의 유물을 나누어가져 일종의 화신과도 같은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더군. 나는 일평생 유물을 모은다는 목적 하에 니알라토텝의 교단을 추적해 온 걸세. 아무쪼록 그대들을 속이게 된 것은 미안하네. 실은 간밤에 아컴을 활보했던 존재 역시 니알라토텝의 화신이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네.”
거래 2: 그때 월터가 당신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아까부터 안색이 좋지 않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주인공 조사자는 다음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그런 다음, 거래 3으로 이어집니다.
거래 3: 그때 신디가 하품하며 말합니다. “어르신, 이제 좀 자면 안 될까요? 간밤에 시키신 일이 꽤나 고됐다고요. 어르신과 이 분들도 마찬가질 거 아녜요.” 월터가 눈을 찡그리며 답합니다. “그래, 알겠네. 이제 다들 잠시 눈 좀 붙이게. 나는 보스턴에 도착하기 전까지 좀 확인해 볼 것이 있어서…” 월터가 안경을 고쳐쓰고는 고서를 들여다보기 시작합니다. 당신은 한참 동안 멍하니 월터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보스턴에 도착하자마자 일행은 월터를 따라 부둣가의 커다란 창고로 향했습니다. 겉보기에는 다 허물어진 듯한 커다란 창고 건물을 보며 설마 저곳은 아니겠거니 했지만, 월터가 창고 문을 열어 젖힌 순간 당신의 입은 떡하고 벌어집니다. 창고에는 족히 수만 점은 될법한 화려한 유물이 즐비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유물 관리와 연구를 위해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가봤던 어떤 박물관보다도 최신식이고 규모가 큰 건물이었습니다. 밖에서 보기에도 적잖이 큰 건물이었지만, 안에서 보자니 이곳에 독립광장 전체가 들어가고도 남을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월터가 당신을 향해 돌아서며 말합니다. “진실의 횃대에 온 것을 환영하네.”
“우리는 범인의 유약한 정신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지식을 수집하고 관리하며 격리하는 결사체라네. 그중에서도 이 세상을 호시탐탐 노리는 이계적인 존재로부터 지구를 수호하기 위해 실로 오랜 세월 동안 지식을 쌓아왔지.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하고도 집요한 존재가 바로 니알라토텝일세.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침묵을 깨고, 니알라토텝을 섬기는 각종 종파들이 세계 각지에서 활약을 개시했네. 또 다시 세상에는 구원자가 필요하겠지만, 우리 결사체만의 힘으로는 역부족이더군. 그대의 힘을 빌려줄 수 있겠나?”